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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걸려 10억개 만들 수 있는데
선진국이 13억개 이미 선점
미국은 누가 먼저 맞을 지 고민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이 개발되기도 전부터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이 코로나 백신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2년 걸려 10억개를 간신히 생산할 전망인데 선진국이 입도선매한 분량은 이보다 많은 13억개다.파워볼

이처럼 선진국의 백신 선점으로 다른 국가들은 백신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영국·일본·유럽연합(EU) 등 부유한 국가들이 제약사들과 계약한 코로나 백신 선 구매 규모가 13억회에 달했다고 영국 의약 시장 조사업체인 에어피니티를 인용해 보도했다.

자국에 코로나 백신을 우선 공급하려는 국수주의가 국제 사회에 팽배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선점은 미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확진자 세계 1위인 미국은 백신 확보에만 8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로이터=연합]
자국에 코로나 백신을 우선 공급하려는 국수주의가 국제 사회에 팽배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선점은 미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확진자 세계 1위인 미국은 백신 확보에만 8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로이터=연합]


블룸버그통신은 자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려는 국수주의가 국제 사회에 팽배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백신 선점은 미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확진자 세계 1위인 미국은 백신 확보에만 8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에 21억 달러(2조5000억원)를 주고 백신 개발 성공 시 1억회, 장기 옵션으로 5억회 분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3억회 분도 선 구매했다. 이밖에 모더나, 존슨앤드존슨과도 백신을 계약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의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원료약을 위탁 생산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의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원료약을 위탁 생산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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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사노피와 3억회 분량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일본은 지난달 31일 화이자로부터 백신 1억2000만회를 공급받기로 했다.

문제는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세계 인구인 78억명에 공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22년 1분기까지 전 세계 생산 규모가 기껏해야 10억회 분량”이라면서 “부국들이 선점한 분량(13억회)에도 못 미친다”라고 보도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 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 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선진국이 앞다퉈 백신 선 구매에 나서는 것과 관련,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일 이를 ‘사재기’로 표현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권 부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가 요구된다”면서 “100년 만에 맞은 인류사적 보건 위기 앞에 치료제를 공공재로 활용하는 인류애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중국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 번째)이 백신 개발 연구소를 찾은 모습. [신화=연합뉴스]
중국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 번째)이 백신 개발 연구소를 찾은 모습. [신화=연합뉴스]



한국은 ‘코백스’ 가입
코로나 백신 주권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 백신을 계절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처럼 지속해서 맞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이 길어도 1년 정도 면역을 제공하거나 바이러스 감염 후 증상 완화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하나파워볼

중국과 러시아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들 국가의 백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 소장은 최근 코로나 19 소위 청문회에서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발한 백신은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불신을 드러냈다.

한국은 백신 공급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이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 혁신 연합(CEPI)과 손잡고 공정하게 백신을 공급하자는 ‘코백스(COVAX)’에 가입돼 있다는 점이다. 코백스에서 공급 백신을 선정하면 한국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78개국이 코백스 동참에 관심을 표명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누구에게 먼저 맞힐지를 두고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AP통신은 2일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 원장을 인용해 미국이 다음 달 말까지 백신 배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백신은 의료종사자와 해당 질병에 취약한 사람을 우선하지만, 콜린스 원장은 코로나 피해가 심한 지역에도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he300]

[청두(중국)=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24.   dahora83@newsis.com
[청두(중국)=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24. dahora83@newsis.com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서 패소한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를 집행하기 위한 국내 사법절차가 4일 본격화했다. 현금화 집행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한일 양국 간 간극이 워낙 커 외교적 해법을 내놓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양국 모두 ‘전면전’을 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8월 4일의 의미…현금화 위한 국내 사법절차 본격화
━4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부터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PNR(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한국 내 합작사) 주식 8만1075주에 대한 채권압류명령 효력 발생이 시작됐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이 지난 6월 일본제철에 보낸 ‘채권압류명령 결정’ 공시를 일본제철이 받은 걸로 간주하는 절차(공시송달)를 통해서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이 2018년 내려진 배상판결(1인당 1억원씩 배상)을 이행하지 않자, 지난해 5월 해당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신청을 했다. 이에 우리 법원이 압류명령을 내렸으나 그간 이 명령을 일본 기업에 전달해야 하는 일본 외무성이 수령·전달하지 않았다. 일본 측이 압류명령 확인을 늦추며 현금화를 위한 사법절차가 지연되다가 ‘일본제철이 압류명령을 받은 것으로 치는’ 절차가 이번에 이뤄진 것이다.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과정이 한국 사법절차 안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는 의미다.

다만 4일부터 현금화가 곧바로 되는 건 아니다. 국내 법적 절차가 아직 남아있다. 압류명령과 별도로 주식매각명령이 내려지는데, 이 매각명령 전 자산 감정과 매각 관련 기업 심문이 진행된다. 감정은 압류된 PNR 주식을 현재 시장에 팔았을 때 얼만큼의 가치를 갖는 지를 따져 보는 절차로,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걸로 보인다. 심문 역시 일본제철 측이 불응하면 지연될 수 있다. 포항지원이 진행 중인 현금화 절차 외 2건의 일본 기업 자산압류·매각 절차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실제 현금화 집행 시점은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11.23.          amin2@newsis.com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11.23. amin2@newsis.com

현금화 미뤄져도 외교해법 난망, 연말 한일정상회담 예상되지만…━내년으로 현금화 이행 시점이 늦춰 시간을 번다 해도 그 사이 외교적 해법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은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배상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자국 기업이 배상에 나서는 걸 반대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원고측이 제기해 이뤄진 사법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압류명령 효력 발생과 관련 “청와대가 사법적 결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양측 중 어느 한쪽도 입장을 굽히기 어렵다보니 올해 하반기 한일 외교 이벤트들을 계기로도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COVID-19)로 최종 개최 여부가 불투명 하긴 하나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연말께 의장국인 한국에서 열릴 차례다. 이 경우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것으로 보이나 진전 없는 회담이 될 공산이 크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경우, 매해 8월 24일(매년 종료 3개월 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난해 11월 ‘종료통보의 효력 발생을 정지’ 시킨 상태라 올해엔 별도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일본이 이 시점 전 ‘보복’에 나선다면 정부가 종료를 통보할 수 있지만, 일본측이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종료 유예’의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강대강 대치 대비하는 한일━외교적 해법을 찾기 어렵다 보니 한일 양국 정부 모두 ‘현금화 이후’를 대비하는 분위기다. 일본은 자산 매각명령을 기점으로 경제보복을 본격화할 수 있다. 시점은 우리 법원이 매각명령을 공식화할 수 있는 내년 초쯤이 거론된다. 수출규제를 한 3개 품목 중 한국의 자급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품목에 대한 수출제한을 강화하거나 제한 품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 일본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는 등 한국 정부도 이미 현금화 상황을 상정한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이미 한일 양국 모두 현금화 이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쪽으로 기운 것 같다”며 “양측 다 외교적 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이 과정에서 한일 양국 내 여론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반한 기류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며 한일간 긴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한국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반일 기류가 강화된다면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극일’에 더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대 시신 춘천 소재 병원에 안치..남편은 뉴질랜드에

3일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의 한 펜션에 토사가 덮쳐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중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0.8.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3일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의 한 펜션에 토사가 덮쳐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던 중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2020.8.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가평=뉴스1) 이상휼 기자 = 3일 경기도 가평군 호명산의 한 펜션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30대 여성과 생후 26개월된 아들, 60대 어머니 등 3명이 숨지자 이 소식을 들은 지인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표님 가슴이 미어집니다. 뉴질랜드에 있는 아기 아버지는 어떡합니까.”

매몰된 일가족 중 가장 먼저 시신으로 발견된 송모씨(36)는 뉴질랜드 국적으로, 주한뉴질랜드상공회의소 이사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와 뉴질랜드 양국간 경제, 문화 교류에 활발히 힘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성품으로 주변인들에게 덕을 베풀고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불과 9일 전인 지난달 25일 유튜브에 ‘뉴질랜드’ 관련 영상을 올려 양국간 경제문화 교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 영상에는 토니 개럿(Tony Garrett) 주한뉴질랜드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요인사가 출연해 뉴질랜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국이 교류를 강화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송씨는 “뉴질랜드는 청정 녹지, 관광, 반지의 제왕 촬영지만 있는 나라가 아니다. 테크놀로지가 무척 발달한 나라다. 우리나라가 강조하는 청렴과 투명성 등의 가치와 잘 맞는 나라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에는 송씨가 양국간 보다 더 심도있고 활발한 교류를 위해 애써온 흔적이 역력했다.

양국간 교류협력을 위해 일하는 한편 송씨는 지난해부터 친정어머니와 함께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해왔다. 송씨는 뉴질랜드 현지인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송모군(2)을 둔 뉴질랜드 국적자이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최근 뉴질랜드를 방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3대가 화목하게 살던 이 펜션은 앞에는 한강뷰가 펼쳐지고 뒤에는 호명호수를 낀 호명산 자락이 감싼 그야말로 그림같은 곳이라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사고 당일인 이날도 이 펜션에 손님 7~8명이 투숙했으며 산사태가 발생하자 대피했다.

밤새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전 10시28분께 펜션 뒤편 토사가 무너져 3대가 머물던 목조건물을 덮쳤다. 건물 뒤편 옹벽은 허술하게 축조돼 있었다. 3대는 매몰된지 5시간여 만에 토사더미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참변을 당한 3대의 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송씨는 춘천 강원대병원, 외할머니와 송군은 춘천 한림대병원에 안치됐다. 외교당국은 뉴질랜드에 있는 송씨의 남편이자 송군의 아버지에게 가족의 소식을 전할 방침이다.

[폭우 피해]산사태 피해 속출.. ‘경계’ 격상

흙더미가 덮친 펜션 폭우가 쏟아진 3일 오전 경기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의 한 펜션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며 이곳에 머물던 여성과 어린이 등 3명이 매몰됐다. 이날 가평군은 0시부터 오후 1시까지 170∼200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소방청 제공

“쿵쿵 소리에 내다봤더니 펜션이 아예 사라져버렸어요.”

3일 오전 10시 37분경 경기 가평군 가평읍. 빗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야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2층 높이의 펜션을 덮쳤다. 1층 기둥이 무너진 건물은 마당에 있던 차량 위로 폭삭 주저앉았다. 테라스에 파라솔을 펴고 휴가철 분위기를 냈던 펜션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주말부터 많게는 시간당 최대 100mm에 이르는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과 중부지방 곳곳에서 산사태가 잇따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발생한 산사태는 3일 오후 7시 반 기준 200건. 가평과 평택에서 산사태로 최소 6명이 매몰돼 숨졌으며, 충남 아산 등에선 6명이 급류나 토사에 휩쓸려 실종됐다.

○ 할머니와 두 살 손자 등이 참변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가평 펜션에 머무르던 숙박객 30여 명은 대피했으나 펜션을 운영하는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했다. 소방대는 사고 현장을 수습해 매몰됐던 할머니(65)와 딸(37), 손자(2)의 신원을 파악했다. 소방대 관계자는 “당초 펜션 직원 1명도 매몰됐다고 알려졌으나, 오후 8시경 완료된 현장 수색에 나오지 않아 해당 직원은 사고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무너진 건물은 카페 등 부대시설이 있는 관리동이라 이곳에 머물던 운영자 가족만 피해를 입었다.

경기 평택의 한 반도체 부품 제조 공장에도 흙더미가 덮쳤다. 오전 10시 49분경 6명이 작업하던 천막으로 지어진 가건물에서 산사태로 4명이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약 1시간 반 만에 매몰자들을 구출했지만 3명은 결국 사망했다. 1명은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산사태, 부처 협업 체계화해야”

폭우로 산사태가 잇따르자 전문가들은 “산사태의 취약 지역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현재 산 위쪽은 산림청, 산 중턱 도로는 국토교통부, 아래쪽은 행정안전부 관할인데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각 부처에서 선정한 위험 지역이 총 6만여 곳인데 실제 사고 지역을 보면 취약 지역으로 관리되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사고가 난 평택과 가평도 취약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폭우로 인한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 점검도 중요하다. 평택 산사태는 가건물과 인접한 야산에 설치된 약 3m 높이의 옹벽이 무너져 내리며 발생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특히 장마가 발생하는 7∼9월이 위험한 시기다. 콘크리트로 지은 옹벽이라도 내부 철근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식되며 강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집중호우로 실종자도 6명

산사태로 흘러내려온 토사로 인해 물에 빠진 실종자도 나왔다. 3일 오후 2시 3분경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선 70대 주민 2명이 흙더미에 휩쓸려 온양천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팀이 행방을 찾고 있다. 오전 1시경 경기 포천시 관인면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선 수문을 살펴보려고 보트를 타고 나간 관리인(55)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전 10시 27분경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 계곡에서도 한 남성(75)이 급류에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한 승마장 인근에선 폭우로 떠내려 온 부유물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던 남성(55)이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맨홀에 빠져 사라졌다. 오후 7시 54분경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있는 봉죽교에선 1t 트럭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 운전자 한모 씨(62)가 실종됐다.

산림청은 3일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경계는 4단계 위기경보에서 최고인 ‘심각’ 아래 단계다.

[MT리포트]넷플릭스 쓰나미(中)

[편집자주]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콘텐츠 생태계를 뒤흔드는 키맨이 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이달부터 KT와도 제휴를 맺고 거실 TV의 핵심 콘텐츠로 서비스된다. 딜라이브-CJ ENM 사용료 분쟁, 토종 OTT와 음악저작권협회와의 저작권료 이견 등 미디어 산업 곳곳에서 촉발된 갈등의 이면엔 넷플릭스가 있다. 현재진행형인 유료방송 시장 개편 역시 넥플릭스가 일으킨 파장이다. 넷플릭스는 과연 국내 미디어 산업의 ‘메기’일까. 아니면 ‘황소개구리’일까.━옥자부터 킹덤까지…韓콘텐츠 투자 넷플릭스 ‘목적’ 따로 있다━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지 4년이 지났다. 진출 초기만 해도 ‘찻잔 속 태풍’처럼 반짝하고 사라질 것 같았던 넷플릭스는 어느덧 국내 1위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됐다. 한국 콘텐츠에 대규모 자본을 적극 투자하며 ‘현지화 전략’을 편 결과였다.

넷플릭스가 처음부터 국내에서 잘 나갔던 건 아니다. 지난 2016년 8월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있어 돈을 지불하는 것에 저항감이 높았다. 그런데다 해외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겐 생소한 면도 있었다.

영화 옥자 / 사진제공=영화 옥자
영화 옥자 / 사진제공=영화 옥자


이 때 넷플릭스가 내놓은 전략이 현지화 전략이다. 국내 시장 소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콘텐츠로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재빨랐다. 2017년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578억원을 투자하며 한국 콘텐츠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옥자’의 홍보 효과는 상당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옥자’가 공개되기 전인 2017년 6월 이전에 9만명 수준이던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옥자 공개 이후 20만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후 영화뿐 아니라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인간수업’, ‘나홀로그대’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물을 연달아 내놓으며 흥행을 이끌었다.

범인은 바로 너 캡쳐 / 사진제공=유튜브 캡쳐
범인은 바로 너 캡쳐 / 사진제공=유튜브 캡쳐


예능으로도 콘텐츠 투자 범위를 넓혔다. 먼저 한국 스타들과 협업한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차례차례 선보였다. 2018년 ‘YG전자’ ‘유병재: B의농담’ ‘유병재:블랙코미디’에 이어 2019년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등이 공개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SBS ‘런닝맨’ 제작사인 컴퍼니 상상과 손잡고 추리예능 ‘범인은 바로 너’와 여행예능 ‘투게더’를 선보이기도 했다.

◇방영권이 아닌 ‘지적재산권’ 확보가 목표…韓오리지널 시리즈 더 늘린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넷플릭스 최초 공개보다 제작비 투자를 통한 지적재산권(IP)확보가 더 중요하다. 플랫폼에서 지속적으로 유통할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방영권만 확보하게 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

넷플릭스는 △제작 이전단계 투자 △제작 중간단계 투자 △제작 완료 이후 투자 방식으로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끌어오고, 해외판권을 얻는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아니더라도 넷플릭스는 ‘사랑의 불시착'(tvN), ‘이태원 클라쓰'(JTBC), ‘더킹-영원한군주'(SBS), ‘슬기로운 의사생활'(tvN), ‘하이에나'(SBS), ‘미스터 선샤인'(tvN), ‘동백꽃 필 무렵'(KBS) 등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동백꽃 필 무렵’은 국내에선 KBS 드라마였지만 해외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시청하게 된다.

이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CJ ENM, JTBC는 3년간 20여 편의 콘텐츠 제휴를 맺었다. 넷플릭스는 CJENM의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세계가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 전력의 중요한 일부로서 한국에 큰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란도스 CCO는 최근 LA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한국의 콘텐츠 제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가 줄지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스마트폰 이어 안방·거실까지 점령한 넷플릭스

“후발 사업자와 먼저 독점 계약을 맺고 시장 지배적 사업자를 압박해 제휴를 확대하는 넷플릭스의 로컬 전략이 한국에서도 반복되는 거 같아 씁쓸하네요”(통신업계 고위 관계자)

넷플릭스가 이동통신 2위이자 유료방송 시장 1위인 KT와 전격적인 제휴를 발표하자 국내 미디어 업계에선 “올 게 왔구나”하는 체념과 한숨 섞인 반응이 먼저 나왔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막강한 콘텐츠와 거대한 플랫폼을 두루 갖춘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이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말도 나왔다. 예정된 수순이긴 하지만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의 기세는 말 그대로 거침없다. 2018년 독점 계약을 맺었던 LG유플러스(가입자 436만명)에 이어 KT(738만명)를 동맹군에 편입했다. SK브로드밴드를 뺀 국내 IPTV 가입자 1683만명 중 70%(1174만명)가 안방이나 거실에서 TV로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LG헬로비전(400만명)과 딜라이브(200만명) 등 대형 케이블TV를 합하면 넷플릭스 연합군은 더 불어난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동맹도 화려하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대 CP(콘텐츠제공사업자)인 CJ ENM과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유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JTBC 콘텐츠 허브와도 다년간의 콘텐츠 유통 계약을 했다.

한국 시장의 성장성과 중요도를 감안하면 넷플릭스의 외연 확장은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강력한 경쟁자인 디즈니플러스와 애플 TV 등 공룡 OTT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18~2023년 아시아 OTT 시장 예상 성장률은 약 18%로 어떤 지역보다 높다. 특히 한국 시장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2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콘텐츠 파워로 유료방송과 OTT 플랫폼 시장마저 완전히 장악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적극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우호적인 환경이 더해지면서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넷플릭스 시대가 열린 것 같다”며 “단기적으론 분명히 긍정 요인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생존을 고민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김수현 기자

“넷플릭스도 언제든 위기 온다…플랫폼 주도권 포기 이르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

넷플릭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는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뿐 아니라 콘텐츠 시장 저변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미디어 생태계에 메기가 될 수도, 황소개구리가 될 수도 있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치열한 OTT 경쟁 속에서 넷플릭스도 언제든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넷플릭스를 잘 활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기회이자 위협…잘 활용해야

그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효율적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넷플릭스가 우리 미디어 시장에 던지는 최대 긍정 요소로 봤다. 아직 방송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시아에 넷플릭스가 진출하면서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수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 실장은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는 넷플릭스와 우리 콘텐츠 제작 기업의 니즈가 맞는 상황”이라며 “넷플릭스의 홍보 전략과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똑같은 콘텐츠라도 넷플릭스로 유통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하다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언급했다.

국내 콘텐츠 제작 비용이 점점 높아지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콘텐츠 제작사들의 수익원이던 광고 시장마저 위축되면서 넷플릭스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CJ ENM, JTBC는 3년간 20여 편 이상의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었다. 넷플릭스는 CJENM의 스튜디오 드래곤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영향력이 커지면서 필연적인 부정적인 요소를 초기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 실장은 “외국 자본이 투입되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비 확보는 수월해졌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제작 투자 시장이 공동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콘텐츠 시장의 자생력이 약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 투자가 끊기면 국내 콘텐츠 제작 산업에 적잖은 위협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가 콘텐츠의 2차 저작권과 같은 판권을 가져가게 되면 극단적으로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 기업이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특히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증가하는 콘텐츠 제작비는 영세한 사업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부 대형 제작사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투자 혜택을 독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시장…플랫폼 주도권 포기하긴 일러”

넷플릭스 공세가 격화되면서 국내 토종 OTT 플랫폼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다. 노 실장은 플랫폼 시장 자체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빠른 상황인 만큼, 국내 OTT가 주도권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노 실장은 우리나라 OTT들이 무조건 대규모 투자만 하려 할 것이 아니라 소소하고 다양한 차별화 시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해 대규모 콘텐츠 합작 투자도 필요하긴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공허해질 수 있다”며 “명확한 목적과 기대효과 없이 무조건 대규모 투자에 집착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웹툰이나 소설 등 아직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의 판권을 사서 영상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공개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을 사례로 꼽았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정세랑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노 실장은 “우리 기업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콘텐츠를 발굴할 기회가 충분히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OTT들이 콘텐츠 확보 풀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플랫폼을 채울 수 있는 콘텐츠 수급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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