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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를 치르게 될 것.” 」

류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로이터=연합뉴스]
류샤오밍 주영 중국대사.[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 류샤오밍(劉曉明)주영 중국 대사 말이다. 류 대사는 트위터 화상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파트너나 친구가 아닌 적으로 다루면 영국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협박이 아니라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5G 통신망 구축사업에 영국이 화웨이를 배제해 한 말이다. 주영 대사가 엄포를 놓을 만큼 영국의 반(反)화웨이 전선 합류는 그만큼 중국엔 충격이다.파워볼

「 “됐어. 돈 안 갚아!” 」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5월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의 폭탄선언이다. 중국서 빌린 100억 달러를 안 갚겠다는 거다. 전임 대통령이 맺은 계약이 말도 안 되는 조건이라서다. 빌린 돈으로 탄자니아에 항구를 짓는데, 사용권은 중국이 99년간 갖는다. 중국의 항구 내 활동에 아무 조건도 달지 않는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술 취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계약”이라고 했다.동행복권파워볼

두 나라 모두 중국과 척지면 손해가 크다. 영국은 기존에 설치된 화웨이 장비를 뜯어내고 다른 설비로 교체한다. 이에 5G 서비스 출시가 2~3년 늦어진다. 총 25억 파운드(약 3조 7757억원)의 생돈이 더 들게 생겼다. 탄자니아도 계약 파기로 생길 외교적 문제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도 두 나라는 중국에 등을 돌렸다.

지난 6월 화상으로 열린 중국·아프리카 특별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지난 6월 화상으로 열린 중국·아프리카 특별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인사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이들만 그런 게 아니다. 유럽에선 프랑스도, 중국에 우호적이던 이탈리아도 화웨이 배제에 나선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도 중국과 건설 프로젝트 취소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6월 중국·아프리카 특별정상회의에서 채무 상환 기한을 늘려주기로 했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외교 야망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왜 이런 취급을 받을까.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에서 2번째)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시 주석 왼쪽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AP=연합뉴스]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에서 2번째)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시 주석 왼쪽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AP=연합뉴스]

지금까지 중국이 국제사회 영향력을 넓힌 비결. 2가지다. ▶싼값의 기술·노동력 ▶막대한 머니파워. 영국이 화웨이에 우호적이었던 이유가 전자다. 아프리카가 중국과 긴밀한 이유는 후자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엘리자베스 브로 RUSI 선임연구원. [사진 RUSI]
엘리자베스 브로 RUSI 선임연구원. [사진 RUSI]

영국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엘리자베스 브로 선임연구원의 분석을 보자. 그는 포린폴리시(FP)에 쓴 글에서 “중국은 미국이 수십년에 걸쳐 여러 국가에 만든 소프트 파워가 전무하다”고 비판한다. “솔직히 중국은 미국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전 세계에서 누가 자발적으로 중국 노래, 중국 TV프로그램, 중국 패션을 보고 따라하느냐”는 거다.파워볼실시간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영향력의 ‘밑천’은 올해 드러났다. 코로나19로 많은 나라 경제가 고꾸라졌다. 여기에 미국의 반중 전선 동참 압박은 갈수록 커진다. 중국이 내세운 이점만으론 중국과 함께 할 이유가 부족해졌다. 오히려 중국에 가지던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영국과 탄자니아의 반중 행동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 “돈으로 영향력은 샀어도, 마음은 못 얻은 것” 」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브로 연구원의 일갈이다. 그는 “중국의 국제 위상 추락은 그동안 중국이 글로벌 상업 네트워크만 구축하고 우정을 쌓지 않은 탓”이라고 본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그는 중국이 옛 동독에서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다. 하지만 중국처럼 돈이 많지 않았다. 결국 경제적으로 몰락해 서독에 흡수됐다. 하지만 “동독의 유산은 지금도 많은 나라에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동독 외교의 핵심은 ‘교육 ’이다. 1951년부터 89년까지 125개국, 7만 8400명의 외국인 학생이 동독에서 대학 학위를 받았다. 다수는 동독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였지만, 그렇지 않은 개발도상국 출신도 많았다.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신화=연합뉴스]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신화=연합뉴스]


유엔 인권최고대표인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의대생이던 1970년대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피해 동독에 망명했다. 동독 정부 지원으로 의학 공부를 마치고 결혼도 했다. 현재 모잠비크, 앙골라, 남아공 집권 세력 상당수도 과거 동독에서 교육 기회를 받았다. 바첼레트 등 많은 이들이 “동독에서의 생활을 매우 행복했다”고 기억하는 이유다.

교육을 통해 ‘친동독파’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브로 연구원은 “동독의 교육 지원은 이념은 달랐지만, 미국의 해외 외교관 장학제도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다르다.

2015년에 나온 영화 ‘전랑(戰狼, Wolf Warrior)’은 짙은 애국주의적 색채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직설적이고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는 중국 외교관을 중국에선 ‘전랑’이란 뜻의 ‘늑대 전사’로 부른다. [중앙포토]
2015년에 나온 영화 ‘전랑(戰狼, Wolf Warrior)’은 짙은 애국주의적 색채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직설적이고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는 중국 외교관을 중국에선 ‘전랑’이란 뜻의 ‘늑대 전사’로 부른다. [중앙포토]

친중파 육성엔 소홀하다. 대신 브로 연구원은 “외국의 화교가 본국(중국)과 밀접해지도록 ‘압력’을 가하려 했다”고 봤다. 국영 미디어는 중국 관련 뉴스를 해외에 송출하는 데 집중한다. 외교관은 상대국에 엄포를 놓는 ‘늑대 전사(戰狼, Wolf Warrior)’ 외교만 한다. 2015년 중국에서 히트한 영화 ‘전랑(戰狼)’에 나오는 전사처럼 툭하면 싸운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물론 브로 연구원의 말이 모두 옳지는 않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과거 사회주의 국가. 이곳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의 외교 전략. 분명 수정은 필요해 보인다. 중국이 진정 미국을 대체할 G1의 꿈을 갖고 있다면 말이다.

[靑비서실 일괄 사의]청와대까지 뒤흔든 부동산 민심
부동산 실책 이어 당정청 엇박자.. 역풍 거세지자 ‘비서실 교체’ 건의
노영민이 文대통령에 사전 보고
靑, 이르면 내주부터 순차적 수리.. 후임 실장 양정철-유은혜 등 거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하려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스1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하려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스1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통령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한 데 대해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의 ‘내로남불’ 논란으로 부동산 민심 역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데 따른 사실상의 경질성 인사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청와대를 3기 체제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 사의 표명 전 여권에서 “이 체제로는 어렵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노 실장과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문 대통령에게 일괄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수석 5명은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이다.

전격적인 일괄 사표 제출은 이날 오전 노 실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실장이 ‘나도 사표 내겠다’며 수석 5명에게 사표를 가져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날 오전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임명장 수여식 이후 문 대통령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여권 내에서 문 대통령에게 “현재 체제로는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며 비서실 인사 교체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직간접적 경로를 통해 ‘비서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인이 청와대로 들어갔고 노 실장이 대통령에게 사전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부동산 ‘내로남불’로 불씨 키운 다주택 참모 경질

이번 일괄 사표 제출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혼선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날 사표를 제출한 참모 6명 중 노 실장과 김조원 김거성 김외숙 수석 등 4명이 다주택자 논란을 일으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에 아파트를 보유한 노 실장은 반포 아파트를 남기고 청주 아파트를 팔겠다고 밝혀 ‘똘똘한 한 채’ 논란을 일으켰다.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은 송파구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4억 원 높은 가격에 내놨다. 윤도한 수석은 6일 이를 해명하다가 “남자들은 (부동산을) 잘 모른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고 강기정 수석은 ‘협치 실종’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서실 내부의 갈등이 결국 일괄 사표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조원 수석은 지난해 12월 노 실장이 수도권 다주택 참모들의 주택 매각을 권고했을 당시 “나를 겨냥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지내던 2015년 ‘시집 강매’ 논란을 일으킨 노 실장을 중징계하며 악연을 쌓은 바 있다. 문 대통령과 부부 동반 모임을 할 정도로 가까운 김 수석을 포함한 쇄신을 건의하기 위해 일괄 사표라는 방식을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이후 이어진 위기 국면에서 청와대 비서실의 거듭된 실책이 누적됐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갤럽이 이달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7일 발표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4%로 총선 직후인 5월 첫째 주 71%에 비해 석 달 만에 27%포인트 하락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 이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문제”라며 “이 과정에서 비서실이 위기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순차적으로 사표 수리될 듯

청와대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사표를 제출한 수석들의 교체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후임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정무·국민소통수석은 물론이고 민정·시민사회수석 등도 후임이 결정되는 대로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비서실 재편 작업 등이 마무리되면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비서실장으로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무수석에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민정수석에는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권오중 국무총리실 민정실장 등이 거론된다. 김외숙 인사수석은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수석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가 커 사표가 반려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터뷰]’한국 사위’ 래리 호건 美메릴랜드 주지사

‘한국 사위’로 널리 알려져 있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과감한 비판 등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 후보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릴랜드 주지사실 
제공
‘한국 사위’로 널리 알려져 있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과감한 비판 등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 후보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릴랜드 주지사실 제공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64)는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공화당 소속임에도 미국의 대표적 민주당 텃밭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50만 개를 발 빠르게 공수하고, 이를 비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맞서는 거침없는 행보로 미국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암을 이겨낸 투병 스토리, 2015년 볼티모어 폭동 대처에서 보여준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2024년 대통령 선거 후보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다.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와 결혼해 국내에는 ‘한국 사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사람들은 끔찍하다고 했다”고 폭로한 것도 그였다. 호건 주지사는 6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들을 모욕하고 상처 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중한 친구이자 동맹을 그런 식으로 대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코로나19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한국에서 공수한 진단키트는 효과를 보고 있나.

“현재 한국산 검사 키트로 하루 5000건 정도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전체적으로는 현재 하루 2만 건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는 유미와 한국의 특별한 관계 덕분에 최첨단 한국 기술을 가지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장기적 대응 전략의 핵심으로, 22일간 메릴랜드주의 8개 관련 기관이 달라붙어 이뤄낸 협상이었다. 아직도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열흘에서 최대 2주까지 걸리는 반면 우리는 24∼48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진단키트를 가져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

“칭찬받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비판적인 반응이 나와서 놀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이런 우리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연방정부의 대응을 실패한 것으로 보이게 할까 봐 걱정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오래가는 우정 작전(Operation Enduring Friendship)’으로 명명된 한국산 검사장비의 공수 과정을 그는 최근에 펴낸 책 ‘여전히 굳게 서서(Still Standing)’에서도 한 챕터를 할애해 상세히 기술했다. 무장한 주방위군의 호위 아래 50만 개의 진단키트가 옮겨지는 것을 보면서 “이보다 아름다운 장면을 본 기억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당신의 WP 기고문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보는가.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마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더 좋은 딜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기는 하다. 그러나 그 발언은 부적절했고 사실관계에 부합하지도 않았으며,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 한국인들은 모욕당했고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먹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어떻게 보는가.

“진행 중인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렇게도 좋은 친구이자 동맹을 비난하고 모욕하고 상처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한미 양국은 오랫동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온 동맹이다. 유미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들에게 늘 감사를 표시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이 관계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며 유지될 필요가 있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유미 여사가 해주는 모든 한국 요리를 좋아한다며 이날 점심 메뉴였다는 LA갈비를 비롯해 한국 메뉴들을 읊었다. “나는 미국 주지사 중에서 집에 김치냉장고를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민주당 텃밭인 메릴랜드주에서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됐다. 당신의 리더십 비결은 무엇인가.

“공화당인 내가 여기서 재선까지 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분열적인 정치에 질려 있었다고 본다.”

―2024년 대선에는 출마할 계획이 있는가.

“그 누구도 그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2023년 1월 주지사 임기가 끝나고 나면 그에 대해 생각할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나라를 위하는 일은 멈추지 않겠다.” ―최근에 낸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내 책은 역경을 극복하는 내용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약자(underdog)에 대한 내용이다. 나는 험난한 역경들을 극복하면서 인생에 대해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에서 뭔가를 배우면서 더 강해진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한국인들을 향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힘들겠지만 강하게 잘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함께 굳건히 서 있을 것이며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화기 너머로 따뜻한 관심과 염려가 전해져 왔다.

파김치-달고나 커피를 검색 상위에 오르게 한 코로나

“어머니가 늘 ‘파김치’가 돼 잠드셨어요. 온 가족이 계속 집에 붙어 있으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개강한 뒤 집에서 1학기를 보낸 대학생 박채연(가명·21) 씨. 그는 6개월 내내 ‘주말 같은 매일’을 보내는 어머니가 참 안쓰러웠다. 회사원 아버지는 재택근무, 고등학생인 남동생도 온라인 개학을 하며 박 씨 가족 모두가 집에서 생활한 것이다. 가족이 나름대로 돕는다고 도왔지만 살림을 꾸리는 어머니는 갈수록 녹초가 되는 날이 늘었다. 어머니는 “사람 3명 늘었는데 집안일은 5배 이상 많아졌다”며 푸념했단다.

빅데이터 분석기관 ‘생활변화관측소’가 2020년 1∼6월 ‘의미가 가장 많이 변화한 키워드’를 집계한 결과 상위권에 ‘파김치’란 단어가 등장했다. 물론 파김치는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원래도 몸이 지친 상태를 뜻해 의미가 바뀌었다고 보긴 힘들다. 연구팀은 “관련 키워드가 확 바뀐 경우”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에서 파김치는 1, 2월까지만 해도 연관어가 ‘맛집’ 등 음식과 이어지는 게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거세진 3월부터 파김치는 부쩍 ‘엄마’ ‘코로나’란 단어와 함께 언급됐다. 집에 머무는 가족이 늘며 가사가 크게 늘어난 주부들과 “파김치가 되다”란 관용적 표현이 연결되고 있단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빅데이터에서 또 다른 의미로 주목받는 단어도 있다. ‘달고나’다. 원래 달고나는 길거리에서 포도당 덩어리에 소다를 넣어 만들어 팔던 불량식품의 대명사다. 최근 여기서 착안해 커피가루와 설탕, 우유 등을 배합해 만든 달달한 커피를 옛 달고나와 맛이 비슷하다고 해서 ‘달고나 커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와 달고나 커피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 연구팀에 따르면 3월 이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뒤 빅데이터에서 달고나의 언급량은 평소보다 500배 이상 치솟았다고 한다. 바로 달고나 커피는 “4000번을 저어야 겨우 한 잔이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만드는 데 품이 많이 든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이들이 오히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저효율 커피 만들기에 빠져든 것이다.

실은 힘들어했던 박 씨의 어머니를 도와줬던 것도 달고나였다고 한다. 우연히 소셜미디어에서 ‘달고나 커피 만들기’ 영상을 본 그는 평소 커피를 즐기는 어머니를 위해 달고나 커피 만들기 세트를 주문했다. 저녁마다 가족이 모여 거품기를 저어대며 집 안에선 웃음소리가 퍼져나갔다.

생활변화관측소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중요하다’와 이어지는 ‘○○력’이란 키워드 언급 순위를 살펴보면 2017∼2019년 5, 6위에 불과하던 ‘면역력’이 2020년 그간 부동의 1, 2위였던 ‘능력’ ‘실력’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

‘집’과 연관된 감정 중에는 코로나19 이전 35위였던 ‘답답하다’가 코로나19가 도래하며 1위로 급등했다. ‘온라인’과 결합되는 단어의 순위도 바뀌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판매’ ‘게임’ ‘쇼핑몰’ 등이 주로 이어졌던 것에 비해 2월 이후엔 ‘개학’ ‘수업’ ‘예배’ 등이 많이 언급됐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과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과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당분간 자리를 유지한다. 이 지검장은 애초 이번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으나 7일 법무부 인사에서 유임됐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 사건 처리를 위해 유임시켰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주요 현안 처리 위해 유임”
전북 고창 출신인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다. 2004년에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 근무를 하며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 지검장의 후임 특감반장이 이번에 고검장으로 승진한 조남관(55‧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조 국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로 임명됐다. 이 지검장은 현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부장(옛 중수부장)과 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에 부임한 이 지검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과 대립하는 위치에 섰다.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선 추 장관이 15년 만에 검찰총장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후배인 조남관 국장이 먼저 고검장에 승진하고, 동기인 조상철(51·23기) 수원고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오면서 지시를 받는 형국이 됐다. 표면적으론 승진에서 누락됐지만 현 국면에선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가기보다는 현직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고검장이 직급은 높지만 실제 주요 수사를 지휘한다는 측면에선 서울중앙지검장의 권한이 훨씬 막강하다.

2019년 10월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 오른쪽 세 번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
2019년 10월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 오른쪽 세 번째는 김조원 민정수석. [사진 청와대]



이성윤, 고검 감찰에 수사기밀 유출로 피고발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47‧27기) 검사장과 정진웅(52‧29기) 부장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고검의 감찰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이를 청와대와 같은 상부 기관에 보고했는지에 대한 수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대검은 지난달 14~16일 보수단체와 미래통합당이 경찰과 청와대를 유출지로 의심하고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로 배당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이 경찰에 고소장을 내기 하루 전 서울중앙지검에 면담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라인도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다. 대검은 이 지검장이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고발사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배당하지 않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대검은 박 전 시장 사건을 미리 접한 수사팀의 지휘라인에 있었던 이 지검장을 조사하려면 특임검사를 임명하거나 별도의 특별수사팀을 꾸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 개정한 규정에 따라 피해갈 수 있다. 추 장관은 검찰이 특별수사단 등 공식 직제에 없는 수사조직을 꾸리려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을 개정하면서다.


지난 1월 규정 개정으로 특임검사도 장관 승인받아야
지난 7월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검사장들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에게 ‘전문수사자문단 중단, 특임검사 도입’을 건의했다. 이때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임검사는 대검찰청 훈령 160호 특임검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라 운영하는 임시수사조직”이라며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임의로 임명한다면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이날 “특임검사 지명을 통한 수사단 구성을 위해서는 규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는 “이번 정부는 자기편이라고 생각되면 감찰이나 수사를 피해갈 수 있도록 미리 손을 써놨다”며 “검찰총장에 족쇄를 걸어 놔 더 쓸 수 있는 카드가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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