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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후 신규 확진 200명대 10일뿐..이례적 수치
200명씩 늘어나면 일주일에 위·중증 환자 30명↑
방역당국도 “100명대 이하로 축소하는게 급선무”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주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9.0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주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0.09.0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다가 200명대로 줄어들자 확산세가 꺾인 듯한 착시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파워볼사이트

병상과 인력 등 국내 의료자원을 고려할 때 지금 같은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되는 만큼 이번주 100명대로 감소하지 않으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발생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434명에 달했으나 28일 359명, 29일 308명을 기록한 뒤 30일부터는 200명대로 감소했다. 9월1일에는 222명이 확인돼 지난달 18일 235명 이후 14일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27일이 됐지만 2~3월을 제외하고 세자릿 수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건 고작 19일 뿐이다. 이중 2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건 10일이다. 그만큼 200명대도 이례적으로 많은 숫자라는 의미다.

정부는 확산세를 잡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적용했다. 고위험시설과 실내 50인, 실외 100인 모임 금지는 물론 일반 음식점의 오후 9시 이후 실내 식사도 금지했다.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며 카페의 경우 시간대에 관계없이 오로지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이 조치가 시행된 30일부터 9월1일까지는 신규 확진자 수가 소폭 감소했으나 2일엔 전날보다 31이 늘어난 253명을 기록했다. 현재 8월30일부터 4일 연속 200명대 신규 확진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학조사관은 238명이다. 신규 확진자가 200명대를 유지하면 평균적으로 역학조사관 1명이 확진자 1명의 동선과 접촉자 조사를 맡아야 한다. 감염경로가 불명확하거나 역학조사에서 거짓·허위정보가 있으면 업무량은 더 많아진다.

이미 최근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중 23.0%에 달하는 1010명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로 나타났다. 역학조사 업무에 과부하가 걸리면 접촉자 조사를 통한 격리·치료와 동선 내 소독 등의 조치가 지연된다.

확진자를 치료할 병상과 의료진도 한계에 봉착한다. 국내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3723개가 있는데 이중 1605개만이 비어있다. 정부는 8월31일 하루에만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280개를 더 확충했으나 이를 마냥 늘려나갈 수는 없다.

특히 인력과 장비 등 의료자원이 완비돼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전국에 43개밖에 없다. 현재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에는 9개만 여유있는 상황이다.

국내 누적 확진자는 2만449명인데 사망자는 326명, 위·중증 환자는 124명이다. 사망자도 상태가 악화돼 숨을 거둔 경우이기 때문에 사망자들을 위·중증 환자에 더하면 450명이다. 확진자 대비 위·중증 환자 비율이 2.2%다. 신규 확진자 200명이 발생하면 4.4명이 위·중증 환자가 된다. 2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만 발생해도 위·중증 환자가 30.8명 증가하게 된다.

결국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고 코로나19 발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면 100명대 이하로 유행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초 정부가 통제 가능한 기준 중 하나로 제시한 게 신규 확진자 50명 이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준도 2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50명 이내다.

다만 신규 확진자 규모가 지금처럼 200명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의료시스템에 부담을 준다면 지금과 같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지난 2일 “적어도 100명대 이하의 유행 규모로 축소시켜 방역망이나 의료대응 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 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파도에 휩쓸려 골절, 시설물 고정하다 기절 등 인피 잇따라

강풍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강풍 (PG) [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강타한 부산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파워볼게임

3일 오전 1시 35분께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가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갑자기 깨졌다.

이 사고로 A씨가 왼쪽 손목과 오른쪽 팔뚝이 베이면서 다량의 피를 흘렸고,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오전 2시 6분께 숨졌다.

A씨는 태풍으로 인한 전국 첫 사망자로 알려졌다.

각종 부상자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 17분께 해운대 방파제에서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다리에 부상을 입고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해운대 한 편의점 앞에서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바람에 흔들거려 60대 행인이 도와주다가 냉장고가 쓰러지며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오후 11시 5분께 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깨진 유리창에 발을 다친 50대 남성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부산진구 동천에는 40대 여성이 물에 빠져 119 구급대원이 구조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태풍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은 잠정적으로 12명인 것으로 추정했다.

ready@yna.co.kr

서구 순간 초속 39.2m..김해공항 39.1m, 사상 37.8m, 사하 36.8m
오전 2시 기준 소방본부 179건 피해 접수..9개 구·군 266명 대피
광안대교 등 31곳 통제, 정전에 곳곳 암흑천지..부상자도 다수 발생

바람에 휩쓸려 날라온 이동식 집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한 교차로에 이동식 집이 강한 바람에 날아와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바람에 휩쓸려 날라온 이동식 집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한 교차로에 이동식 집이 강한 바람에 날아와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태풍 마이삭이 강타한 부산 지역에 건물 외벽이 뜯기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수천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파워볼실시간

3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기준 부산에 1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11시 32분께 남구 한 건물에서는 외벽이 붕괴해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동래구 온천동 한 건물도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갔고, 강서구 한 건물 외벽 철판이 떨어지기도 했다.

동구 수정동 교차로에는 가건물 형태의 이동식 집이 도로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재 구조물이 도로 위로 쓰러져 도로가 전면통제됐고, 동서고가로에 있는 높이 5m 구조물도 일부 파손됐다.

강서 체육공원 앞 도로에는 사무실 용도로 쓰던 컨테이너가 바람에 밀려와 도로를 막았다.

태풍에 간판 추락 (부산=연합뉴스) 태풍경보가 내려진 3일 부산 사상구 한 건물의 간판이 강풍에 바닥으로 추락해 있다. 2020.9.3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ady@yna.co.kr
태풍에 간판 추락 (부산=연합뉴스) 태풍경보가 내려진 3일 부산 사상구 한 건물의 간판이 강풍에 바닥으로 추락해 있다. 2020.9.3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ady@yna.co.kr

사하구, 수영구 중구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부러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간판이 떨어지거나 유리창이 파손되고 창틀 섀시가 빠지는 사고도 속출했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3일 오전 2시 17분께 해운대 방파제에서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다리에 부상을 입고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해운대 한 편의점 앞에서는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바람에 흔들거려 60대 행인이 도와주다가 냉장고가 쓰러지며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2일 오후 11시 5분께 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깨진 유리창에 발을 다친 50대 남성이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부산진구 동천에는 40대 여성이 물에 빠져 119 구급대원이 구조,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골목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사상구 한 골목에 강풍에 떨어진 구조물이 널브러져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아수라장으로 변한 골목 (부산=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부산 사상구 한 골목에 강풍에 떨어진 구조물이 널브러져 있다. 2020.9.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해운대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강풍에 “건물이 흔들린다”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파트 28층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침대에 누워있는데 건물이 흔들리는 게 느껴져 속이 울렁거린다”고 말했다.

불안해진 한 고층 아파트 주민은 지하주차장에 있는 차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는 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강한 바람에 건물 외벽 손실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부산 동구 한 건물 외벽이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바람에 떨어져 나가 흔들거리고 있다. 2020.9.2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강한 바람에 건물 외벽 손실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부산 동구 한 건물 외벽이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바람에 떨어져 나가 흔들거리고 있다. 2020.9.2 [부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정전사고도 속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하, 해운대, 동래, 남부 지역에 변압기 폭발·전선 스파크 등으로 정전 신고가 접수됐다.

서구 송도 지역 아파트와 사하구 다대지역, 동구 초량동 일대에 정전이 됐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0시 기준 3천874가구에 정전이 이뤄졌고, 태풍의 뒤끝 위력이 여전해 복구율은 18.1%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정전에 의한 구조요청이나 화재 등으로 신고가 잇따랐고 현재까지 62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재해 우려가 있는 9개 구·군 144가구 주민 266명은 태풍 상륙전 사전 대피를 해야 했다.

9개 구·군은 사하구, 동구, 북구, 남구, 서구, 부산진구, 동래구, 수영구, 강서구다.

침수·산사태 우려 지역과 노후 건물, 경사지에 사는 주민들이다.

태풍 마이삭에 꺾여버린 신호등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영도구에서 파손된 신호등이 길가에 넘어져 있다. 2020.9.2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태풍 마이삭에 꺾여버린 신호등 (부산=연합뉴스) 2일 오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영도구에서 파손된 신호등이 길가에 넘어져 있다. 2020.9.2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sj19@yna.co.kr

부산에는 25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동서고가로가 전면 통제됐고, 거가대교,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컨테이너 통제) 등도 통행이 차단됐다.

부산∼김해 경전철과 경부선, 동해선 등 열차도 일찌감치 운행이 중단됐다.

부산 서구에는 순간 최대 초속 39.2m의 강풍이 관찰됐고, 김해공항 39.1㎧, 사상 37.8㎧, 사하 36.8㎧가 기록됐다.

강수량은 강서 119.6㎜, 북구 112.5㎜, 금정 111㎜ 등이 내렸다.

ready@yna.co.kr

첨단지구 Y교회 수차례 방문..월산동 S교회도 다녀와
역학조사에선 “교회 안가고 집에서 예배봤다” 거짓말

보수단체 회원들이 8월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8월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0.8.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 사실을 숨기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이 광주 교회 2곳을 수차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역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확진 후 역학조사에서 ‘교회에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예배를 봤다’고 진술했으나 GPS 조사에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 일가족 확진자 중 일부가 지난달 16~25일 사이 광산구 첨단지구 Y교회와 남구 월산동 S교회를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 북구 양산동에 거주하는 이들 일가족은 40대 부부와 20대, 10대 자녀 3명 등 5명으로 광주 363번, 369∼371번, 373번 확진자다.

이들은 광화문 집회 참석 후인 16일부터 25일까지 최대 7차례 교회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교회 신도들을 대상으로 긴급 검체 채취에 나서는 한편 추가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Y교회는 신도수가 25명 정도, S교회는 20명 안팎의 소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40대 남성인 369번 환자는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7차례 첨단 Y교회를 찾았다.

8월16일 오후 3시~5시30분, 19일 오후 8시~11시, 20일 오후 7시~8시30분, 21일 오후 7시50분~11시, 22일 오전 6시50~8시30분, 23일 오후 3시30~6시20분, 25일 8시13~8시25분 등이다.

부인인 40대 여성 270번 환자는 16일 오후 3시~5시30분, 23일 3시40~6시20분 등 2차례 Y교회를 방문했다.

20대 아들인 363번 환자는 광주에서 광화문 집회 참가를 이끌었던 광주 남구 월산동 사랑하는 교회를 찾았다.

이 환자는 집회 참석 다음 날인 8월16일 오전 11시20~오후 1시20분, 17일 오후 8시30~10시23분 등 두 차례 교회를 방문했다.

10대 아들 373번 환자는 16일 오후 3시~5시30분까지 Y교회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10대와 20대 아들 2명은 교회를 찾지 않은 날은 양산동에 있는 모 인터넷카페 PC방을 거의 매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일가족은 광화문 집회 참가 사실을 발뺌하다 큰아들인 363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일가족이 잇따라 확진되면서 집회 참석 사실을 인정했다.

애초 S교회 측이 제출한 명단에는 이들 가족이 없었으나 방역당국이 광화문 일대 GPS로 추적한 명단에 아들의 휴대전화가 포착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나머지 가족은 휴대전화 GPS가 확인되지 않아 집회 참석 시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했다.

광주시는 이들 일가족이 광화문 집회 참석 사실을 숨기고 역학조사에서 거짓말을 하는 등 비협조적인 점을 토대로 광화문 집회가 있었던 15일 이후로 범위를 늘려 GPS 동선을 분석했다.

광주시는 이들 일가족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조치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구상권 청구도 검토하고 있다.

nofatejb@news1.kr

화가 난 보수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화를 낼수록, 똑같이 화를 내더라도 정치적으로 보수층일수록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고 확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AIST 전산학부 소속 한지영(38) 박사후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논문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케네디스쿨이 발간하는 학술지 ‘하버드 케네디스쿨 미스인포메이션 리뷰’에 채택돼 곧 발간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퍼진 가짜뉴스 중 과학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검증된 뉴스 12개를 대상으로 가짜뉴스에 누가 취약한지 측정했다. 해당 뉴스는 중국 의사 210만명 이상이 가입한 의료 정보 포털 DXY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뉴스다. 코로나19 최초 확산지가 중국인만큼, 연구팀은 중국 내 가짜뉴스 중에서 국내에도 많이 퍼진 내용을 분석했다. 예컨대 ‘소금물로 입 안을 헹구면 코로나 19 감염을 막는다’‘10초 숨 참기로 코로나 19 감염 여부를 자가진단할 수 있다’‘마늘 섭취는 코로나19예방에 효과가 있다’ 등의 내용이다.

코로나19에 화가 난 보수층이 가짜뉴스를 더 많이 믿고 더 많이 퍼뜨렸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 내용을 요약한 표. [사진 KSIST]
코로나19에 화가 난 보수층이 가짜뉴스를 더 많이 믿고 더 많이 퍼뜨렸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 ‘공공보건 위기 시대에 감정과 가짜뉴스’ 내용을 요약한 표. [사진 KSIST]


연구팀은 4월 9~13일 국내 성인남녀 51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에게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화가 나는지, 두려운지(6점 척도)를 물었다. 또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에서 진보 중 어디에 속하는지(7점 척도) 선택하도록 했다. 이후 연구팀이 선정한 가짜뉴스 12개를 응답자에게 제시하고 ‘과학적으로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와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공유하겠는지’를 ‘예/아니오’로 물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에 화가 난다고 응답한 이들이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의 수준이 한단계 높을수록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0.58 상승했다. 또 그렇게 분노한다고 말한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타인에게 공유하는 정도도 더 높았다. 반면 두려운 정도는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지영 연구원은 “코로나19 가짜뉴스를 믿고 퍼트리는 데에는 ‘분노’란 감정이 핵심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은 관련 뉴스를 접해도 이를 검증하고 찾아보는 단계를 거치는 반면 화가 난 이들은 가짜뉴스를 쉽게 믿고 타인에게 내용을 공유하는 행동에까지 이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과 정치성향에 따른 코로나 19 가짜뉴스 신뢰정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감정과 정치성향에 따른 코로나 19 가짜뉴스 신뢰정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치성향과 감정 상태를 교차해 분석한 결과에선 ‘화가 난 보수층’이 관련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고 확산시킨 것으로 나왔다. 분노 수위가 높은 이들 중 스스로를 보수라고 응답한 경우엔 가짜뉴스를 3.35개(12개 중) 신뢰했지만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에 가깝다고 응답한 경우엔 가짜뉴스 2.82개를 믿었다. 분노 수위가 낮았던 응답자 중에선 보수(2.74개)와 진보(2.92개) 사이에 가짜뉴스를 믿는 정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소통 전략의 성패가 분노한 사람들, 특히 분노한 보수층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달렸단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에 엄정대응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정부 대응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논문 공동저자인 이원재 교수는 “분노한 보수층이 가짜뉴스를 더 많이 믿고 퍼 날랐다는 것은 이들의 분노가 위로받고 해명되지 않았을 때 더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책임 있는 정부라면 분노한 보수가 왜 분노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생명은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 가치에 이들이 동의할 수 있게끔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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